봄기운이 완연한 요즘,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면 옛 정취가 아련하게 남아있는 정선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. 시간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이곳에서 특별한 하루를 선물할 레트로 감성 여행 코스 세 곳을 소개한다. 과거의 숨결과 현재의 활기가 공존하는 정선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보자.
📍 추천 코스: 나전역카페 → 정선5일장(정선아리랑시장) → 화암동굴
1.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간이역, 나전역카페
한때 탄광 산업의 부흥과 함께 광부들로 붐볐던 나전역은 시간이 흘러 열차가 서지 않는 간이역이 되었지만, 이제는 그 시절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나전역카페로 다시 태어났다. 1969년 지어진 역 건물의 원형을 거의 그대로 살려 옛 대합실과 빛바랜 열차 시간표, 역무원 모형 등이 남아있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레트로 감성을 물씬 느낄 수 있다. 영화 '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', 드라마 '모래시계', '킬미힐미', CF 등 다양한 작품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기도 하다.
잠시 멈춰선 철길 옆, 아담한 역사 건물은 그 자체로 훌륭한 포토존이 된다. 카페 밖 철길을 따라 조성된 작은 공원은 잠시 사색에 잠기거나 가볍게 산책하기에 좋다. 이곳의 특별함은 곤드레라떼나 더덕라떼, 나전역크림커피, 곤드레아란치니(이탈리아식 튀김 주먹밥)처럼 정선 특산물을 활용한 독특한 메뉴에 있다. 오직 나전역카페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이색적인 경험이니 놓치지 말자.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잠시 쉬어가기 좋은 첫 번째 코스이다. 연중무휴로 운영되어 언제든 방문하기 좋다.
- 주소: 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 북평면 북평8길 38
- 운영시간: 월-토 10:30~19:00 / 일 11:00~19:00 (라스트 오더 18:30 / 최신 정보는 방문 전 확인 권장)
- 이용요금: 입장 무료 (음료/디저트 비용 별도)
- 주차: 카페 옆 전용 대형 주차장 이용 가능 (무료)
- 팁: 카페 내부의 아기자기한 소품과 옛날 간이역의 모습을 배경으로 감성 사진을 남겨보자. 엽서를 써서 보관하거나 1년 뒤 받아볼 수도 있다. 역장 유니폼을 입고 사진을 찍어보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다.
2. 활기와 정겨움이 넘치는 정선5일장(정선아리랑시장)
다음 코스는 강원도를 대표하는 전통시장 중 하나인 정선5일장(정선아리랑시장)이다. 이름처럼 매월 끝자리 2일과 7일, 그리고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이 시장은 장날이면 활기가 넘쳐난다.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과 지역 주민들이 어우러져 북적이는 모습은 그 자체로 살아있는 풍경이다. 시장 입구부터 고소한 기름 냄새와 구수한 음식 향기가 코를 간지럽히며 발걸음을 이끈다.
메밀전병, 콧등치기 국수, 올챙이국수, 수리취떡, 감자전 등 정선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와 군침 도는 주전부리가 가득하여 출출한 배를 달래기에 그만이다. 더덕, 황기, 참나물, 곰취 등 싱싱한 지역 특산물과 약초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으니, 정겨운 시골 장터의 매력을 듬뿍 느껴보자.
25년 4월 2일 개장하여 11월까지 장날마다 정선아리랑 공연, 초대가수 공연, 관광객 노래자랑, 떡메치기 체험 등 다채로운 문화 공연과 이벤트가 펼쳐진다. (공연 일정은 방문 전 확인). 인생네컷 사진 촬영 이벤트 등도 진행되니 참여해보는 것도 좋다.
- 주소: 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 정선읍 5일장길 36 (정선아리랑시장)
- 운영시간: 09:00~18:00 (개장일: 매월 2, 7, 12, 17, 22, 27일 및 매주 토요일 - 방문 전 개장 여부 및 공연 정보 확인)
- 이용요금: 입장 무료 (음식/물품 구매 비용 별도)
- 주차: 인근 정선아라리공원 하상주차장, 공설운동장 주차장 등 무료 주차장 이용 가능. 일부 유료 공영주차장도 있다.
- 팁: 현금이나 제로페이를 준비해가면 편리하며, 장날 열리는 문화 공연 시간을 미리 확인하고 방문하면 더욱 풍성한 경험을 할 수 있다.
3. 금광과 석회동굴의 신비로운 만남, 화암동굴
마지막 여정은 신비로운 지하 세계, 화암동굴이다. 과거 금을 캐던 천포광산이었던 이곳은 1934년 금맥을 찾던 중 우연히 석회동굴이 발견되면서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. 금광의 역사와 자연이 빚어낸 석회동굴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. 총 길이 약 1.8km의 동굴은 천연기념물 제557호로 지정될 만큼 독특한 황금색 종유석, 석순, 석주 등 다양한 생성물들이 감탄을 자아낸다.
동굴 내부는 실제 금 채굴 및 제련 과정을 인형 등으로 생생하게 재현해 놓아 마치 탐험가가 된 듯 갱도를 따라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.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금깨비와 은깨비 이야기 구간은 금의 생성 과정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안성맞춤이다. 동굴 끝자락에서 만나는 화려한 미디어아트는 놓치지 말아야 할 하이라이트. 빛으로 피어나는 꽃들의 향연 속에서 잊지 못할 인생샷을 남겨보자. 전체 관람에는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. 동굴 입구까지는 경사로를 약 20분 정도 걸어 올라가거나 모노레일을 이용할 수 있다.
- 주소: 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 화암동굴길 12
- 운영시간: 매일 09:30~18:00 (입장 마감: 도보 16:00 / 모노레일 매표 및 탑승 마감 16:30) - 연중무휴이나, 시설 점검 등으로 휴무할 수 있으니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나 전화(033-560-3410, 3415) 확인 필수.
- 이용요금 (변동 가능성 있음):
- 동굴 입장료: 어른 7,000원 / 청소년·사병 5,500원 / 어린이 4,000원 / 경로(만 65세 이상), 6세 이하 무료
- 모노레일(편도): 어른 3,000원 / 청소년 2,000원 / 어린이 1,500원 (입장료 면제 대상도 모노레일은 유료)
- 주차: 자체 주차장 이용 가능 (무료)
- 할인 팁: 정선군 숙박 영수증 제시 시 할인 가능 (약 1,500원). 대한민국 구석구석 앱/웹에서 디지털 관광주민증(정선군) 발급 시 20% 할인 등 다양한 혜택 적용 가능 (화암동굴, 가리왕산 케이블카 등). 폐광지역 주민, 자매결연도시 주민 등도 할인 가능하니 해당 시 증빙서류 지참.
- 팁: 동굴 내부는 연중 10~15℃로 서늘하고 계단이 많으므로 편한 신발과 얇은 겉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. 모노레일은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며, 탑승 시간은 약 5분 소요된다.
옛것의 향기와 자연의 신비, 사람 사는 이야기가 어우러진 정선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는 하루가 될 것이다.